시티마켓 8일부터 영업중단···임시로, 폐업여부는 결정안돼
시티마켓이 임시로 영업을 중단한다. 지난 5일부터 50% 세일 행사를 실시한 시티마켓은 행사 3일 만에 매장에 있던 물건을 모두 정리하고 오늘(8일)부터 임시로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시티마켓 경영진의 한 관계자는 7일 “고객이 와도 구입할 물건이 없어 마켓을 오픈해놓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 임시 영업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결정권을 갖은) 시티마켓 이사회가 소집되지 않아 시티마켓이 폐업될 지 아니면 다른 마켓이 들어올 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LA한인타운 내 8번째 마켓으로 지난 1월15일 그랜드 오픈한 시티마켓은 윌셔-6가 마켓 시대를 여는 첫 주자로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불경기와 과열경쟁, 자금 및 경험 부족 등의 악재가 겹치며 개장 8개월 만에 결국 임시 영업 중단이라는 운명을 맞게 됐다. ■무엇이 문제였나? 내부분쟁…운영진 잦은 교체 자금난으로 물건도 못 채워 영업 중단에 들어간 시티마켓은 처음부터 문제를 안고 시작했다. 시티마켓의 첫 단추는 운영권을 놓고 벌인 소송으로 잘못 끼워졌다. 지난해 하반기 시끄러웠던 소송은 정리됐지만 소송 결과에 따라 운영진이 바뀌면서 매장 공사 등에도 차질을 빚었다. 내분으로 갈등을 빚었던 시티마켓은 이로 인해 개장이 지연됐던 시티센터 온 식스가 그랜드 오픈(2008년 9월)하고도 3개월이 지난 후에야 마켓을 오픈(2008년 12월)할 수 있었다. 마켓 운영진의 잦은 교체는 문제를 키웠다. 1대 황규만 시온마켓 대표 2대 조슈아 고 CEO를 거쳐 현재는 김성보 부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대표가 바뀔 때마다 매니저 등 다른 직원도 이동했고 거래처와의 관계에 금이 가고 거래선이 교체되는 등 운영이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황규만 시온마켓 대표가 물러난 2월 이후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시티마켓은 몰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매출 부진은 자금난으로 이어졌고 식품 업체 등에 대한 대금 결제가 미뤄지자 벤더들이 선불 결제가 돼야 물건을 공급하거나 아예 거래를 끊고 물건 공급을 중단했다. 판매할 물건이 없으니 고객이 들지 않았고 매출은 더 떨어졌다.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것이다. 결국 벤더 대금 결제 지연 뿐만 아니라 렌트비가 밀리고 직원들에게도 임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파느냐 닫느냐'의 기로에 선 시티마켓은 타개책으로 다른 기존 마켓들에 매각을 타진했으나 불발됐다. 현재 시티마켓은 투자자 및 주주들로 구성된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죽느냐 사느냐'로 운명이 갈리는 상황에 놓여있다. 기존 주주들이 추가 투자하게 되거나 새로 나타난 투자자가 투자 여부를 결정하면 살아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회생할 수 없다. 동시에 렌트비가 밀린 시티마켓을 대신 할 다른 테넌트를 찾고 있는 시티센터와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재희 기자